허준혁의 아침편지
애창곡에 따라 인생도 달라진다?
글/허준혁
노래에 따른 가수들의 인생
가요계에서는 슬픈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요절하거나
슬픈 운명의 길을 걷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신빙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
1926년 연인이었던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투신자살했던 윤심덕은
마치 자신의 죽음을 찬미하듯 '사의 찬미'를 부르고 죽었고,
남인수는 '눈감아 드리리'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부른 차중락은 29세의 나이로 요절했고
'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은 49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배호는 '마지막 잎새'를, 김정호는 "간다 간다 나는 간다"는
장송곡을 연상하는‘님'을 부른 후 폐결핵으로 죽음을 맞았습니다.
반면에 '해뜰날'을 부른 송대관은 이 노래이후 무명을 벗어나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윤향기도
'나는 행복합니다'를 부른 이후 행복한 복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선화공주와 서동요
노래를 통해 사랑하는 공주를 아내로 맞은 행복한 사나이도 있습니다.
현존향가중 가장 오래된 [서동요]를 지은 백제무왕 서동이 주인공입니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를 사랑하던 백제총각 서동은
선화공주가 남몰래 서동을 만난다는 서동요를 지어서 의도적으로
장안에 퍼지게 하였고, 이로인해 서동을 알지도 못했지만
궁궐에서 쫓겨난 선화공주는 결국 서동과 결혼하게 됩니다.
18번이 아니라 애창곡
가수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흔히 '18번'이라고 하는
애창곡이 한두곡씩은 있습니다.
18번 또는 18번지라는 말은 일본의 전통연극 가부키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가부키에서 장이 바뀔 때마다 막간극을 공연했는데
17세기 무렵 '이치가와 단주로'라는 가부키 배우가 단막극 중에
크게 성공한 18가지 기예를 정리했는데 이것이 가부키 십팔번입니다.
그중 18번째 기예가 가장 재미있었다는 주장도 있구요.
그런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잘못 유입되어
특별히 잘하는 장기나 특기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18번'이라는 말보다는 애창곡이라는 말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힘을 받는 애창곡
우리 조상들은 말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언령관념(言靈觀念)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어떻다"하면 그대로 실현되는 영적인 힘이 있다고 믿어
앞일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는 것을 경계하였습니다.
새해에 덕담을 하는 것도 언령적 효과를 기대하는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사실 공주를 쫓아낸 진평왕과 신하, 그리고 선화공주도 언령관을 지녔고
서동은 이러한 언령관을 이용하여 공주를 아내로 맞을 수 있었습니다.
애창곡을 보면 대략 그사람의 특성도 일부 알 수 있습니다.
애창곡이 신나는 노래인 분이 있는가하면 슬픈노래인 분들도 많습니다.
가수들은 한 곡을 취입하기 위해 같은 노래를 보통 2000~3000번을
반복해서 부른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든지 계속 반복하면 그와 비슷한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노래가사가 긍정적인 노래들을
애창곡으로 삼아오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듯 합니다.
'같은 값이면' 힘들 때마다 새로운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애창곡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권유를 해봅니다.
허준혁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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