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의 재구성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감독 : 세르지오 레오네
출연 : 헨리 폰다, 찰스 브론슨,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음악 : 엔리오 모리꼬네

무명의 총잡이(찰스 브론슨 분)가 기차역에 도착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악당 프랭크(헨리 폰다 분)는 약속을 지키는 대신 세 명의 총잡이 부하를 보내는데, 모두 그 '남자'의 총에 쓰러진다. 한편
프랭크와 그의 부하들은 ‘모뉴먼트 밸리’의 한 마을인 플래그스톤에서 아일랜드 출신인 맥베인 일가를 살해한다. 그 날은 맥베인의 새 아내
질(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이 마을에 도착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플래그스톤에 도착한 질을 기다리는 것은 살해된 맥베인과 아이들의 시체. 질은 그
집에 혼자 남게 되고, 맥베인 일가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탈옥한 총잡이 샤이엔(제이슨 로바즈)은 질이 묵고 있는 맥베인의 집으로 발길을
잡는다.
프랭크가 맥베인 일가를 참혹하게 죽인 것은, 맥베인이 소유하고 있는 지역이 지하수 덕분에 증기 기관차 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는 맥베인의 유산상속을 하게 된 질을 유혹해 타협하려 하지만, 프랭크에게 복수심을 품고 마을에 나타난 무명의 총잡이가
나타나면서 일은 꼬이게 된다.

- 웨스턴의 진정한 친구, 세르지오 레오네
상대를 좋아하지만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하지 않던가 ? 그렇다면 세르지오 레오네야 말로 웨스턴이라는 장르의 '진정한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인물이다. 웨스턴을 사랑해서 서부 영화와는 전혀 거리가 먼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서 영어조차 한마디 할 줄 몰랐지만 세르지오 레오네는 <황야의 무법자>, <속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라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걸작들을 만들어 죽어가던 웨스턴에게 새생명을 주었을 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의 건국 신화를 대체하여 온 '웨스턴' 장르의 세계관을 비판하고 백인 중심으로 재구성된 장르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전복시켜 버리기까지 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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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는 레오네가 서부 영화 장르 전체에 보내는 지독한 연서(戀書)이자 정치경제학적인 비판서이기도 하다. 무법자 3부작을 끝낸 레오네는 마침내 헐리우드 자본의 지원을 받아 영화 연출을 할 기회를 잡게된다. 마침내 레오네는 존 포드가 영화를 찍었던 모뉴멘트 밸리를 자신의 영화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대규모의 세트를 짓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모뉴멘트 밸리를 찾은 레오네는 영화를 찍으며, 이 곳은 <역마차>를 찍은 곳. 저 곳은 <수색자>를 찍은 곳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곳곳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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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된 모뉴멘트 밸리의 의미
하지만 레오네는 당시 젊은 감독이었던 베르나르도 베르툴루치와 평론가였던 다리오 아르젠토를 자신의 각본팀에 결합시키면서 웨스턴이라는 장르에 대한 오마쥬와 함께 장르 자체의 의미를 끝장내 버리는 작품을 내놓고 만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는 웨스턴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간 거대한 작품이다. 존 포드의 <황야의 결투>에서 정의로운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를 연기했으며 링컨 역을 하기도 했던 '미국의 상징' 헨리 폰다는 이 작품 속에서 푸른 눈을 가진 비열한 백인 악당으로 등장한다. 그의 반대편에는 인디언으로 설정된 유색 인종 찰스 브론슨이 신비롭게 자리잡으며 피억압자의 복수극을 벌이고 아름다운 클라우디아 크라디날레는 전에 없이 능동적이고 생명력 강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결국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는 그동안 웨스턴 장르가 그려냈던 미국 사회의 '신화적 의미'를 완전히 전복시켜 버린다. 영웅은 신비로운 인디언의 후예이며, 악당은 푸른 눈의 백인이고 여성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현대 서부의 어머니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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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라스트씬은 그동안 서부 영화가 보여주었던 '은폐된 진실'을 폭로하는 장면이다. 무법자 3부작에서 보여주었던 긴 클로즈업 뒤에 이어지는 폭발적인 라스트 씬 대신 <원스 어폰 어 타임.. >의 라스트는 복수하려는 자가 복수하게 된 원인을 보여준다. 그건 하얀 피부의 백인들이 서부에서 벌인 유혈극의 일부인 것이다. 결국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존 포드를 비롯한 고전 서부극이 보여주었던 '서부'라는 공간의 의미를 해체시켜 버린다. 과연 누가 빼앗는 자였으며, 누가 정의로운 자였는가 ? 과연 미국의 서부란 어떻게 개척되었는가 ? 더 나아가 미국은 어떻게 창조되었는가 ? 좌파적으로 새롭게 해석된 서부의 공간적 의미는 이 작품 속에서 그전과는 완벽하게 뒤집혀진 의미로 사용된다.
웨스턴이나 미국의 역사를 모른다고 해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재미는 떨어지지 않는다. 레오네는 와이드스크린이 아니고서는 체험할 수 없는 미장센을 구사한다. 화면 가득히 인물의 주름진 얼굴이 익스트림 클로즈 업으로 잡히며 엔니오 모리코네의 멋들어진 음악과 함께 그녀내는 결투 장면은 DVD가 아니고서는 체험할 수 없는 것이다. (풀 스크린으로 좌우를 잘라내면 레오네의 영화는 도저히 그림이 되지 않는다. ).
글 내용 - dvd i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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